글쓴이 - ㅇㅇ
난 간간히 있거든. 주기적으로 오는건 아니고, 항상 같은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야. 그런데 항상 끝에는 이대로만 살아달라고 말하고 떠나. 다들 이런 적 있을까?
└ 보이스피싱? 사이비? └ 납치 사주 아니야? └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 말거는데 대화를 해??? ㄷㄷ 담력 실화냐 걍 도망치지 └ └ [글쓴이] 무섭거나 위험한 느낌은 안들어서. 아는척 말 건다곤 해도 내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 같지도 않고... 좀 친근하기도 해. 너흰 이런 경험 없어??
└ └ └ 있겠냐고 └ └ └ 위험하지 않다는걸 몇번 겪게 한 다음에 범죄 일으키려는거 아니야?? 너 안전불감증이야.. └ 이거 뭐야?? 공포썰??? 나 이런거 좋아해 └ 뭔가.. 전생에 알던 사람? 같은거 아냐? └ 사람은 맞음..?ㄷㄷ └ └ [글쓴이] 음… 일단 사람은 맞을 걸. 같이 밥도 먹고 과자도 받았어.
└ └ └ 그걸 받아먹네.. 몸은 괜찮고?? └ └ └ └ [글쓴이] 응…ㅎㅎ 그러게. 과자 받은 건 그렇다고 쳐도, 같이 밥 먹은 건 지금 생각하면 좀 그렇다. 그때는 괜찮을 것 같았어. └ 글쓴이 홀린거 아님...??ㅠㅠ └ └ 사람이라잖아 └ └ └ 사람이라고 믿고 있던거면..?
└ 쓰니야 어떤사람들 만나는지 설명해주면 안돼?? └ └ 맞아 글구 만나면 무슨 얘기 해? └ └ └ [글쓴이] 응, 그런데 지금 여기 댓글이 계속 달려서… 다 확인하기가 어렵네^^;; 새로 글 쓰는 편이 나을까? └ └ └ └ ㅇㅇㅇ 글써와!! 기다릴게~ └ 주작아님? └ 나만 뭔얘긴지 이해안됨? └ 존잼일거같다ㅎㅎ
└ [글쓴이] 안녕, 새로 써왔어. 여기로 들어오면 될 것 같아.^^ └ └ https://posty.pe/1zos1n
└ └ 기다렸다!! 고마워~!!
아주 평범하게만 살아온 윤종 보고싶다... 일찍 홀어머니를 여의긴 했지만 곧장 보육원에 들어가고 1, 2년 후엔 아주 평범한 가정에 입양된 윤종... 윤종의 입양사실을 특별히 여기지 않는 새로운 부모님 덕분에 윤종도 아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겠지. 여느 가정처럼 많이 사랑하고 조금 미워하고 다투고, 새로 생긴 네 살 어린 동생과 싸우다가도 살뜰이 살피고. 학교생활도 평범하게 하며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윤종은 인내심이 많고 상냥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기껏해야 열 몇 살 소년이었으니까. 평소 상냥했다는 점은 친구들과 다퉜을 때 편들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 정도의 뜻밖에 안되고.
친구들은 제가 공감을 잘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뿐인데도 제게 털어놓고 나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니 마음이 풀렸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며 상담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대학교 면접에서 긴장하며 더듬더듬 말해 떨어질 줄 알았는데 합격 통보를 받아 가족들과 고깃집에서 외식을 하고. 수능은 한줄로 찍고 자버리고. 평범하게 대학을 다니고. 새내기때는 이래야 된다며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친구들과 함께하다가 부모님께 된통 혼나기도 하고. D+이라는 황당무계한 점수를 받고 정신차려 공부하기도 하고. 학교다닐 적에도 내내 반장을 했는데 대학에 와서도 지겹게 과대나 맡고. 군대갈 때 훈련소까지 따라오는 친구들 보며 웃고. 군대문화가 익숙해지지 않아 많이 깨지기도 하고. 친구들이 보내준 편지 몇통 읽으며 또 웃고. 실습을 나가고, 졸업할 때가 되어 정신없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머리 부여잡고 고민도 하고. 졸업식에서 학사모 쓰고 큰 꽃다발을 끌어안고 가족들과 활짝 웃은 사진을 커다랗게 인화해 부엌에 걸어두고.
평범하게만 살아온 윤종인데 가끔 생전 처음 보는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다가 그렇게만 살라며 떠나는 것은, 그것 하나만큼은 아주 이상하고 특별한 일이겠지. 그럼에도 그들이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아 특별한 일 또한 평범하게 대하는 윤종… 특별하게 평범한 일이 생겼을 때마다 적는 노트는 반절도 채 못썼겠지.
[중학교 때 적은 노트의 첫 장]
학교 끝나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맡긴 일이 있어 조금 늦는다고 했더니 의리없는 놈들이 죄다 먼저 가버렸다. 좀 심심하게 10분 후에야 온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 앉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흘긋 봤는데 눈이 마주쳐서 깜짝 놀랐다. 수염이 아주 덥수룩한 아저씨가 날 빤히 바라보다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학교 생활은 잘 하고 있는지, 가족들이랑은 사이좋게 지내는지 아주 따뜻한 눈으로 물어서... 원래는 이러면 안되지만!! 나도 모르게 곧이곧대로 답해버렸다. 내 대답을 들은 아저씨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손이 크시고 힘도 세서 조금 아팠다) 이대로만 자라달라며 하시고 가셨다. 버스를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아저씨가 가시니 곧바로 집 가는 버스가 와서 서둘러 탔다. 아버지 친구분이신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음… 그러고보니 초등학교때도 비슷한 일이 있던 것 같은데.
[중학교 때 적은 노트의 두번째 장]
초등학교 때 학교 끝나고 집 가는 길이던가? 중간에 놀이터로 빠졌었나? 암튼 길 가는데 웬 아저씨가 날 불러세웠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엄청 작은 안경을 쓰고 눈꼬리가 올라가있는게 조금 무섭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어머니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하셨으니까. 멀뚱히 보고 있으니 뭐… 피죽도 못먹은 것 같던 애가 많이도 컸다고 하셨나? 쯧쯧 혀를 차시더니 부모님 말씀 잘듣고, 밥 잘 먹고, 쑥쑥 크라고 하시곤 과자 한아름 주시고 가셨던 것 같다. …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혼나긴 했지만. 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있었던 일이랑 비슷한 것 같아 떠오른다. 오늘 만난 아저씨랑 그때 만난 아저씨랑 비슷한 눈을 한 것 같아서. 대체 누구실까? 날 알고 계신 걸까? 이때 어머니께 내가 만난 아저씨가 어떻게 생겼는지 말씀드렸는데도 모르는 것 같았는데. 음… 어쨌든 또 혼나긴 싫으니 오늘 일은 비밀로 해야겠다.